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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왕족도 사랑한 형형색색 ‘비단벌레’ 만날 날 머잖아

[기획-울산 ‘곤충생태 보고’ 가능할까](상) 비단벌레 증식 ‘숲속의 작은 친구들이용화 대표, 2015년 법인 설립밀양 표충사서 발견 소식에 한달음유충 6개체 확보 맞춤 환경 조성교미시켜 산란하는 기술도 확보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보호 앞장"천연기념물 동·식물 많이 증식어디서든 손쉽게 볼 수 있기를"


숲속의 작은 친구들 이용화 대표가 비단벌레 증식과 복원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기후 위기를 맞아 ESG경영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근래에는 생물다양성 보전과 생태보존이 ESG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울산의 한 사회적 기업이 '비단벌레' 증식·복원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비단벌레는 천연기념물 496호 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서해안과 남해안 일부 지역에 국소적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2018년 울산과 가까운 밀양에서 서식지가 확인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역 사회적기업인 '숲속의 작은 친구들'(대표 이용화)은 지난 6년 동안 밀양 등 '비단벌레' 서식지 탐사와 각종 연구를 통해 증식·복원 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기업은 비단벌레뿐만 다양한 토종 멸종위기 곤충 보호를 통해 울산의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비단벌레 증식·복원을 토대로 국내 최초 '멸종위기종 곤충 보호센터' 설립하고, 지역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 내 울산이 생태도시의 옷을 완벽하게 입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숲속의 작은 친구들과 지역의 생태다양성 관련 기관 및 기업 등을 통해 '멸종위기종 곤충 보호센터'의 설립 가능성을 살펴보고, 울산이 '곤충생태 寶庫' 가 될 수 있을지를 짚어봤다.


숲속의 작은친구들 이용화 대표가 비단벌레 서식 기주 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숲속의 작은친구들 제공



울산 '곤충생태 寶庫' 가능할까 (상) 6년 만의 '비단벌레' 증식·복원 작업, '숲속의 작은 친구들'



'숲속의 작은 친구들' 이용화(42) 대표는 지난 2018년 전라남도 일대 서해안과 남해안 일부에서만 발견되던 비단벌레가 지난 2018년 밀양 표충사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한 후 한걸음에 달려가 확인하고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그리고 꾸준한 관찰 끝에 지난해 유충 6개체를 확보해 연구원 4명과 함께 증식·복원 작업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울산 인근에 비단벌레가 서식한다고 하니 자세히 살펴볼 수 있겠다 싶어서 더 관심이 갔다"며 "전라도 쪽에는 많이 분포한다고 들었지만 경남 쪽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올해 120두에서 150두 정도 증식시켜 내년부터는 1,000~2,000마리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가져온 6마리는 유충 상태라 암수 구분이 어렵지만, 일반적인 곤충들의 경우 자연 상태에서 암수 성비가 6대 4로 암컷이 높기에 기대 중"이라며 "개체수를 증가시켜 대중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비단벌레가 인공적으로 산란하는 장면이나 산란한 알을 본 적은 없다"며 "성충까지 키워본 사람들은 많지만, 교미시켜 산란하는 게 가장 어려운데 우리 연구원들이 기술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직접 개발한 곤충 생육 항온기를 활용해 개별 생육 환경을 조성하고 자체 개발 먹이원을 활용한 유충의 생육을 진행할 것"이라며 "자연 사이클에 맞춰 교미, 산란 유도와 증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표충사 일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표충사 인근 사유지에서 과수원 등을 운영해 농약 피해가 우려되고 이에 따라 서식지가 또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문화재청이 사유지를 매입해 비단벌레가 서식지를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비단벌레는 누가 봐도 그냥 예쁜 곤충이고 싫어하는 사람이 봐도 화려하고 시선이 가는 곤충"이라며 "겁쟁이로 유명한 곤충이라 물지도 않고 손에 올려두면 가만히 있다가 날아가는데, 비단벌레 증식에 성공한다면 표충사에서 비단벌레를 자연으로 방사할 때 사람들 손에 딱 얹어서 자연으로 날려주는 행복한 이벤트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비단벌레 개체 표본. 숲속의 작은 친구들 제공


#신라 왕족이 사랑했지만 생소한 곤충



이 대표에 따르면 한국의 비단벌레는 몸길이 30∼40㎜이며, 빛깔은 초록색 또는 금록색으로 화려한 광택이 나는 곤충이다. 신라시대 왕이나 왕족의 장신구나 말안장 등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데 사용됐다. 경북 경주시 황남대총에서 비단벌레 마구 장식이 발견됐으며, 경주 쪽샘지구 44호분 신라공주묘 고분에서도 비단벌레 꽃잎장식 말다래(말의 안장 밑에 길게 늘어뜨린 직물)가 출토되기도 했다.



비단벌레는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20m이상 높이의 나무 꼭대기에 살고 있으며 주 활동 시간대가 가장 덥고 햇빛이 쨍쨍한 한여름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여서 이 시간대에 하늘을 쳐다보지 않으면 볼 수가 없는 곤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제는 서식지가 점점 파괴되고 개체수가 줄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됐다.



이 대표는 "비단벌레는 활동 반경 자체가 좁고 국소적으로 분포하고 있는데 대부분 사유지라 서식지가 쉽게 없어질 수밖에 없는 조건에 놓여있다"며 "비단벌레 성충은 느티나무, 팽나무 등의 잎을 먹고 자라고 산란하는 나무가 활엽수 종인데 국내에서는 한정적이라 서식하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 소재 숲속의 작은친구들 전경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을 줄이는 게 목표



어린시절 개미를 콜라병에 넣어 키우던 곤충을 사랑한 이용화 대표는 취미로 생태 탐사, 곤충동호회 활동을 하던 중 전북 전주 왕사슴벌레를 살펴본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해 겨울에 가보니 농진원이 들어서기 위해 참나무 숲이 싹 밀린 것을 확인했고 더는 왕사슴벌레를 보지 못하게 됐다.



이 대표는 "이렇게 무분별하게 개발하다간 자라나는 후손들이 자연에서 봐야 할 것들을 책이나 동영상으로밖에 못 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라도 나서야겠다는 마음에 10년의 회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2015년 법인을 설립했다"며 "다양한 곤충을 기르고 곤충 싫어하는 사람들도 친해질 수 있는 것들을 연구해보자는 마음으로 교육장이나 체험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멸종위기종 보호도 민간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어서 2018년부터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종 목표는 하나다. 우리나라에 멸종위기종으로 걸려있고 천연기념물로 걸려있는 종들의 타이틀을 떼는 것이다.그는 "동·식물 중에서는 타이틀을 뗀 사례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곤충들도 멸종위기, 천연기념물로 등록된 것들이 많이 증식돼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최영진 기자 zero@iusm.co.kr



출처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https://www.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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